(496) 天風11 보수·친일·유신단죄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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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 天風11 보수·친일·유신단죄 38
  • 세종매일
  • 승인 2021.11.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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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재찬

박정환은 놀라울 만큼 상대방에게 잔혹하고 폭압적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순사들이 독립운동가를 고문할 때 쓰던 온갖 악랄한 방식이 동원되었다. 유신개헌에 반대하던 의원이 몽둥이와 주먹으로 테러를 당해 얼굴이 찢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김영삼 테러 사건, 신민당 전당대회 각목 난동 사건, 김영삼 총재 의원직 제명 파동, 김대중 납치사건, 윤보선 암살미수를 비롯한 온갖 사건을 일으켰다. 언론탄압과 공포정치와 공작정치를 일삼았다. 

노동조합 결성을 막고 노동권 탄압,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긴급조치를 시행하면서 박정환은 집회, 결사, 양심, 언론, 인신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했다. 

침묵의 진상. 그 소리를 듣자면 가슴이 벌렁벌렁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인내해야 하고, 눈을 질끈 감고 넘어가기도 해야 한다.

“이른바 재벌 공화국, 서울 공화국, 학벌 공화국, 투기공 화국, 부패 공화국, 님비 공화국, 성형 공화국, 고질적병폐들! 역시, 물질주의적 생활세계에 빠져든, 그 과(過)가 박정환정권 때문이야! 한강의 기적? 과대포장이다. 박정환 정권의 급속한 부실 경제성장의 성과! 과연 배고픔과 가난함을 없애준 것이 사실일까요?” 

“다수는 공공연하게 찬양하고! 박정환이 외치던 조국 근대화는 돈과 상품과 공장과 기계만의 근대화라고 정리할 수 밖에…. 대신 졸부의 인생관과 세계관과 생활양식을 넓고도 깊게 심어준, 더 큰 문제점을 낳았다는 것이지.” 

“이근안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활동하며 김근태 등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악랄한 고문을 자행했고마. 그 보답으로 1979년 성실 근무로 청룡봉사상과 근정훈장 등을 받았어예. 그때 벌어진 진상을 파악하야고마,”
“헌법에서 ‘임의성 없는 자백의 증거 능력을 부정’하는 조항을 삭제하여, 고문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개정하는 불법까지 저질렀어. 국가사회주의였어!” 

나치즘의 본질! 박정환 정권은 오로지 정치적 이용물로서만 가치를 둠으로써 국민들의 정신적, 문화적 소양의 근대화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국가의 문화정책은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성적 사고능력과 주체적 비판능력 육성이 본질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박정환은 이에 대한 정책 철학은 전무 했다.

“사단과 군 병원 등에서 ‘괜찮다’ 싶은 여군이 있으면 여배우와 마찬가지로 궁정동 안가로 불러들여 박정환 성 수발을 들게 했다는 거죠. 그게 어디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박정환이란 언제나 그렇게 남의 일을 망치는 존재였어요.”

“세상에 어떤 여자가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런 자리에 불려나가는 걸 달갑게 여기겠니. 언젠가 쓸모없어질 인류를 위해 지금, 착하게 살아야 해!”

“더군다나 궁정동 안가에 도착해서야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데…. 인간적으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세요?”  

“그곳에서 있었던 일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협박성 주문도 뒤따랐다고마.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독재정권은 오래 갈 수 없어예. 진시황의 아방궁도 아이고! 탐욕스런 독재자가 이승에서 무얼하고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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