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 "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
상태바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 "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
  • 전영주
  • 승인 2022.08.18 1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

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

 

 

■ 논산의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은?

저는 건양대에 오기 전에는 논산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습니다. 군 훈련도 논산훈련소를 거치지 않았죠. 그런데 논산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정작 군인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군인들과 어울려 사는 '군사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거죠. 이는 논산훈련소를 자발적으로 입대하는 게 아니라, 끌려간다는 잠재의식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또 난생처음 부모와 떨어져 훈련소에서 고생했던 생각들과 겹치면서, 논산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요. 관광측면에서 보면 이게 가장 치명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논산문화관광재단'으로 오면서 첫 번째 목표로 생각한 게 이러한 "네가티브적 사고를 불식시키는 작업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일상을 탈출"하는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지역축제입니다. 축제는 즐거워야 하며, 탈일상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축제가 거기서 거기인 것은 물론, 심지어 관광객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무엇보다 논산의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겨내고, 1년에 백만 명 이상 찾는 입영객과 면회객을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들기 위해 '논산관광문화재단'은 시(市)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국내에서 성공한 축제의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축제는 관광산업과 마찬가지로 21세기 최고의 고부가 가치 산업입니다. 세계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축제를 잘 개발해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유명 축제를 살펴보면, "어떤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고, 창조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입니다. 

축제는 '경제적 효과'에서부터 지역의 개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홍보 효과'까지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정체성을 함양하는 '사회‧문화적 효과'와 지역의 기반시설을 확충‧개선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물리‧환경적 효과'까지 있지요.

국내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입니다. 화천군은 산업시설도 없고, 지역 주민보다 군인들이 더 많은 지역입니다. 당시 군수님이 기존의 '얼음축제' 가지고는 더이상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 거에요. 그래서 "아이디어 중에 하나인 '산천어 축제'가 어떠냐고?"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군수님에게 요즘 관광 트랜드 중 하나가 '친환경'이기 때문에, "산천어 축제가 가능성 있다"고 말씀드렸죠. 사실 화천에 산천어가 많이 서식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1급수에 사는 산천어의 컨셉을 화천이라는 지역에 접목한 거죠. 그런 산천어가 주는 이미지가 "화천군이 청정 지역"이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그렇게, '산천어 축제'를 하면서 지역경제를 위해 '지역상품권'을 최초 도입했고, 지역 내 고구마, 옥수수, 산나물 등 잉여 농산물을 판매했습니다. 몇 년 후에 가보니 농한기인 한겨울의 축제인데도 지역민이 다 동원되어 35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춘천 등 인근 지역에서도 "화천 덕분에 먹고 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늘었죠. 

그 후 화천에서는 겨울 축제 외에도 봄의 '쪽배 축제', 여름 '토마토 축제'와 '비목문화제' 등으로 군사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죠. 특히, 지난 8월 5일 3년 만에 재개된 '화천 토마토축제'는 빅토리부대 (27, 15사단)와 함께하면서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습니다. 

 

■ 논산의 관광산업을 발전하기 위해서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관촉사 뒷편 반야산에 가보면 안향 선생의 동상이 있습니다. 안향 선생은 고려의 학자로 우리나라에 성리학을 처음 도입한 경상북도 영주 분이십니다. 흥녕 안씨, 지금의 순흥 안씨 입니다.

우리 논산에는 향교와 서원, 고택 등 147개에 달하는 유교 유적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연산에 위치한 돈암서원은 2019년 전국 8개 서원과 함께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죠. 그런데 막상 서울에 가면 기호유교를 잘 모릅니다. 유교 그러면 영주나 안동을 우리나라 유교 성지라고 이야기하지, 논산의 기호유교를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 백성현 시장님도 말씀하셨듯이, 저희 재단에서 논산과 영주를 서로 연계하는 상품, ‘선비열차’ 같은 것을 개발해 유교를 현대화시키는 작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논산 노성에는 아직 오픈은 안 됐지만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있죠.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을 만들 때, 제가 충남도에 강력하게 주장해서 ‘한류 케이 콘텐츠과’를 만들었어요. 우리가 그쪽하고 연결하면 어마무시한 콘텐츠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120대 국정과제에 ‘한류 콘텐츠 개발’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류 콘텐츠 개발’의 가장 큰 자원 중에 하나가 바로 ‘유교’입니다. 그래서 우리 논산의 기호유교를 영남의 유교하고는 다른 각도에서 활성화시키는 것이 향후 논산의 관광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논산에는 육군훈련소로 인해 연 백만 명 이상 입영객 및 면회객이 방문하고 있지만, 관광자원으로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에는 '군부대의 협조'라는 한계가 따릅니다. 여기에 입영과 면회라는 시간 및 정서적 제한으로 아무리 좋은 관광상품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푸짐하게 먹고, 쉬는 것이 제일입니다. 그래서 연무 안심시장을 ‘돼지고기 특화 시장’으로 개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 지역이 갖고 있는 우리만의 자원을 100% 활용해 관광객의 만족도도 높이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것이 쉽게 보여도 "수요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뒤따라야 됩니다.

 

■ 지진호 대표님의 평상시 관광에 대한 철학은?

제가 전공한 관광이라는 학문은 이론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학문 자체가 "현장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관광은 무조건 즐거워야 하며,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축제와 같은 여건이 조성되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관광객들은 단순한 자연경관 감상이나 휴양 관광 차원을 벗어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문화관광을 선호합니다. 우리 논산은 고유한 문화유산에서부터 볼거리, 놀거리, 할거리, 쉴거리, 팔거리, 먹거리 등의 자원을 활용해 명품관광 콘텐츠를 무궁무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논산문화관광재단'에서는 새로운 시각, 독특한 접근으로 도처에 있는 관광자원들을 '논산의 문화관광 유산'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또한, 관광과 축제는 "공급자 중심이 아닌, 관광객 중심의 컨셉으로 일상을 탈출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친환경적인 트랜드'가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산골이었던 무주, 담양, 문경 등이 지금은 친환경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죠.

제가 관광지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았더니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곳이 바로 '고창의 청보리밭'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농촌에 사는 사람들도 그런 광활하면서도 청정한 풍경을 잘 못 본다는 겁니다. 농촌에 살든, 도시에 살든 그런 청정한 풍경을 매우 그리워하며 동경하고 있습니다. 

관촉사 사거리에서 탑정호로 가다 보면, 보건소 건너편과 리슈빌 아파트 사이에 큰 들판이 있잖아요. 그곳을 시(市)에서 빌려서라도 청보리밭을 해 놓고, 다음엔 유채꽃, 유채꽃이 지면 해바라기, 꽃양귀비 등으로 사계절 ‘논산 1번지’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사진도 찍고, 논산의 농산물도 팔고, 인근 카페나 식당에서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그리고 그곳에서 탑정호, 선샤인랜드, 강경, 대둔산 등의 관광지로 유도하면 국내 최고의 명소가 될 겁니다. 아마 세종이나 대전, 전주 등 인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겁니다.

 

강경구락부

선샤인랜드1950스튜디오

연산문화창고

탑정호 음악분수와 출렁다리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옥마을

 

■ 논산에는 많은 관광자원들이 있는데, 이들의 개발에 대한 컨셉은?

우선 논산에는 랜드마크가 없습니다. 대전에서 논산으로 오는 1번 국도 연산 사거리 같은 곳에 논산을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부여의 사비문이나, 계룡의 계룡문, 전주의 전주문까지는 안돼도 도로 양옆에 계백장군 또는 선비의 동상을 만들어서, '충절과 선비의 고장'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논산에는 15개 읍면동이 있잖아요. 그래서 읍면동별로 '명품 가로수길'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광석면에 가보았더니 무궁화를 무척 많이 재배하고 길에도 많이 심어 놓았더라고요. 충혼탑이나 강경 옥녀봉 같은 항일운동 유적지 등에 무궁화 거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또 대건중고등학교 가는 길에 배롱나무를 심어 놓았던데, 이처럼 각 읍면동별로 좀 특별한 메타스퀘어길과 같은 가로수길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현재 시(市)에서는 탑정호 인근에 규모가 큰 대형 호텔 등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사실 대기업 차원에서 볼 때 선뜻 투자하기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부여의 롯데 리조트 경우도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간신히 유치를 성사한 것을 보면, 너무 큰 숙박시설 말고도 팬션과 같은 민간 부문의 개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숙박 관광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강경의 경우에는 '근대문화역사 거리'를 드라마 세트장 같이 보고 지나가는 기능에서 탈피해 복원된 건물 안에서 휴계나 체험을 할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요즘 관광 패턴이 그냥 싸이팅(sighting)만 하지 않지요.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관광객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강경은 과거 3대 포구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젓갈 외에도 수산물과 회 등을 판매하는 '대형 수산물 유통센터'와 낙조를 감상하며 숙박할 수 있는 숙박시설 등이 설립되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수도권에서 오는 관광객들은 부여, 공주 같은 곳은 많이 안갑니다. 왜냐하면 체험할 수 있는 게 별로 많지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우리 논산은 ‘체험관광 천국, 논산’의 브랜드를 가지고 나가야 합니다. 

‘쳬험관광 천국, 논산’의 주요 체험관광지로는 ▲'서바이벌 체험'과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를 체험하는 <선샤인랜드> ▲딸기따기 및 떡메치기 체험하는 <논산시 딸기농가> ▲숲속 트리하우스 명상체험 및 글램핑 숙박체험이 가능한 <연무 좋은마음> ▲세계문화유산 '돈암서원'과 솔바람 선비산책의 <한옥 숙박체험> ▲‘그해 우리는’ 촬영지인 호숫가 통나무집과 숲길 <온빛휴양림 힐링체험> ▲폐광속 동굴법당의 신비로운 기도 <반야사 동굴사원 체험> ▲폐교 활용 자연미술 교육 <노성면 자연미술교육체험> ▲노성면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선비문화체험> ▲근대건축물과 젓갈시장 <강경근대시간여행 체험> ▲국내 최장 출렁다리 <탑정호 출렁다리 체험> ▲노성면 지장정사 <템플스테이 체험> ▲복합문화 예술창고 체험 <연산문화창고> 등이 있습니다.

 

- 대담 전영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