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대표적 민속 문화유산 기고사(旗告祀) 사라질 위기…시, 문화재 보존·전승에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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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표적 민속 문화유산 기고사(旗告祀) 사라질 위기…시, 문화재 보존·전승에 무관심
  • 이선형 기자
  • 승인 2023.03.1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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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 장군면과 금남면 일대 집중 분포…무형문화재 지정 추진 등 전승 노력 전무
▲ 세종시 장군면 하봉리에서 기고사를 지내는 모습

세종시의 대표적 민속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고사(旗告祀)가 문화재 보존·전승에 대한 시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2016년 세종민속문화의 해 사업의 하나로 ‘세종시 기고사’를 조사하고 학술서를 발간했으나 이후 전승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어 문화재 행정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 주관한 2016년 세종민속문화의 해 사업(학술조사와 민속조사, 학술대회, 특별전시회, 보고서 발간 등 20여개 사업)에 투입된 사업비는 국비 15억원과 시비 15억원 등 모두 30억원에 이른다.

시는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세종민속문화의 해 사업을 진행했으나 이후 기고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 연구, 영상기록화 사업을 펴지 않아 문화재 행정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고사는 장군면과 금남면 일원에서 대보름 무렵 마을별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신농유업(神農遺業)’ 등이 묵서된 농기(農旗)를 마을 우물 또는 마을회관 앞에 세우고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대동제(大同祭)다. 

세종시에서 기고사가 행해지고 있는 곳은 대교리, 산학리, 송문리, 송학리, 평기리, 하봉리 등
장군면 6곳과 금남면 금천리 등 모두 7곳이다.

기고사는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장군면과 금남면에 집중 분포하고 있어 이곳을 ‘기고사 문화영역’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민속학계 의견이 나온다.

민속학계에서는 기고사를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세종시의 대표적 문화 표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세종시무형문화재 뿐만 아니라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수 있을 만큼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기고사는 농기라는 유형 문화 유산과 동제(洞祭)라는 무형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양상 측면에서도 문화재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는다.

세종시 기고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열리지 못한데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앞으로 마을별로 전승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시가 보존·전승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고사가 행해지고 있는 장군면과 금남면 마을 주민들은, 어르신들이 고령인데다 외지 주민들이 이주해 오고 도시화가 점차 이뤄져 민속학자들이 무형문화재의 보물처럼 평가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 유산이 사라지지 않을 까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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