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다정동 주민이 동의 하지 않으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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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다정동 주민이 동의 하지 않으면 못한다”
  • 이종화 기자
  • 승인 2020.08.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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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대화서 ‘한예종’ 관련 입장 밝혀…‘찍어누르기’ 발언 놓고 ‘설전’도
▲이춘희 세종시장이 대정동 개청식후 다정동 시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세종캠퍼스(이하 한예종세종캠퍼스) 유치가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14일 다정동 주민이 반발하는 한예종세종캠퍼스의 다정동 복컴내 체육시설 활용 방안 관련해 “다정동 주민 동의가 없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춘희 시장은 이날 다정동 복컴 개청식 후 가진 첫 다정동 시민과의 대화에서 “제 입장에선 어렵게 유치했기 때문에 유치가 무산되지 않고 성사됐으면 한다”며 “그럼에도 복컴의 실질적인 주인은 다정동 주민으로 주민 여러분이 다들 반대하면 당장 방법이 없다. 이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주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세종시내 문화·체육·예술 시설이 부족한 현실에서 (한예종세종캠퍼스) 고급교육기관의 유치는 시민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앞서 시는 1년간 한예종세종캠퍼스 유치에 나서 지난 4월 29일 ‘예술영재육성 지역 확대사업’ 충청권 거점 기관 선정에 이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과 지난달 1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예종은 교육에 필요한 기자재 지원 및 예술 강사를 파견하고 우리 시는 교육공간으로 어진동에 위치한 정부세종청사문화관(박연 문화관)과 다정동 복컴내 일부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로 인해 다정동 복컴내 체육시설 스쿼시장, 클라이밍장을 리모델링해 ‘발레 연습장’으로 전환해야 하는 데서 다정동 주민과 갈등이 불거졌다.

 

주민들이 입장에선 오랜 기간 기대해온 다정동 복컴만의 특화시설인 스쿼시장과 클라이밍장이 갑자기 소수 학생들의 발레연습장 바뀌어 이용에 제약을 받아 주민의 공간이 아닌 한예종의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전 협의는커녕 뒤늦게 이 사실을 통보한 것은 다정동 주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는 적극적 유치에 나서 통영시와 함께 선정된 것으로 당초에는 박연문화관을 교육장소로 결정했으나 실무 검토과정에서 발레 연습장은 천장높이가 5미터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이 나와 새롭게 공간을 찾던 중 다정동 복컴을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주민 의견이 모아지면 그것을 따르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으로 최종 결정은 주민이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견 제시 방법 관련해 이 시장은 “주민자치회에 의견을 제시하면 종합정리해서 얘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과의 대화 과정에서 이춘희 시장과 주민간에 날선 설전도 벌어졌다.

 

가온마을의 한 주민은 ‘한예종을 다정동 주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는다’ 이 시장의 발언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세종시민에게 필요한 시설임에도 마치 다정동 입주민들의 ‘이기주의’에 의해 포기하는 것으로 보이며 (시의) 잘못을 다정동 입주민에게 짊어지우려 한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유재산은 지방자치장이 결정에 의해서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문제가 많다. 주민의견 수렴도 안되고 주민자치회도 구성 안된 상태에서 ‘찍어누리기’식으로 유치하는 것”이라고 발언했고 이에 이 시장은 즉각 반발하며 맞받아쳤다.

 

이 시장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 찍어누리식으로 했다고 하는데 그런 직원이 있으면 문책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다정동 복컴은) 시가 소유한 공공시설로 굳이 의견을 묻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보기 때문에 시민 의견을 물어서 하자고 한 것”이라며 “의견을 제시하면 되지 뭘 어떻게 찍어 누르냐. 찬성을 하면 쓰는 것이고 반대하면 못 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천장이 5미터가 되는 시설을 찾다보니 여기에 시설이 있었던 것이고 한예종을 위해 별도 발레시설을 만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통영시처럼) 새로운 시설을 지우면서까지 유치하는 것은 아니다”리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 시장은 “동의를 해주시면 하는 것이고 동의를 안해주시면 못한 것이다. 이 부분은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시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첫 시민과의 대화가 격앙된 분위기에서 출발한 것에 알수 있듯이 이번 사안이 다정동 주민들의 원하는 방향으로 종결돼도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가 적극나서 유치했지만 정작 내부적 요인에 의해 유치가 무산되면 시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밖에 없고 장소 선정 과정에서도 주민과 소통이 부족한 가운데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정동은 한 주민이 언급했던 것처럼 자칫 ‘다정동 이기주의’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예술·체육에 대한 시설과 프로그램 확충을 요구하면서 정작 수용하지 못하고, 이 사업을 기초로 한예종과의 협력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강화하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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