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불명예’…상병헌 의장 ‘불신임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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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불명예’…상병헌 의장 ‘불신임안’ 가결
  • 이종화 기자
  • 승인 2023.05.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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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의장 성비위 관련 검찰 기소 타격…반복된 ‘민주당 제식구 감싸기’ 비판
▲상병헌 의장은 지난 22일 의장 불신임안 가결로 의장직에서 물러나 평의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상병헌 의장은 지난 22일 의장 불신임안 가결로 의장직에서 물러나 평의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22일 제83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상병헌 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의장 불신임안 상정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장벽에 가로 막혔는데 지난 18일 대전지방검찰청이 강제추행과 무고 혐의로 상 의장을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분위기는 반전됐다.

민주당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으로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는데 이번 검찰의 기소로 민주당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으며 민주당의 제식구 감싸기에 대한 강한 비난에 직면했다. 

이날 본회의는 상 의장의 주재로 오전 10시에 개회해 세종도시교통공사 임원추천위 위원 추천의건 가결후 12시 32분경 회의준비와 협의를 위해 정회 선포했다. 

오후 4시 33분경 상 의장은 본회의 속회 선언 후 곧바로 본회의장을 벗어났다.

▲박란희 1부의장이 의장 직무대리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및 의장 불신임 결의안 등을 처리하고 있다.
▲박란희 1부의장이 의장 직무대리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및 의장 불신임 결의안 등을 처리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 외 5명이 의장 불신임안 결의안 상정을 위한 제83회 세종시 정례회 제1차 본회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함에 따라 그 당사자인 의장이 제척되며 민주당 소속 박란희 제1부의장의 직무대리로 본회의가 속개된 것이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은 이 의원의 제안 설명부터 가결까지 약 5분도 안돼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의장 불신임안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의장 불신임안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후 진행된 의장 불신임안 투표는 전체의원 20명 중 제척의원 3명을 제외한 17명이 참여해 찬성 15표 반대 2표로 불신임안이 가결됐다. 불신임안 의결 조건은 제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민주당에서 2명의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투표에 앞서 이소희 의원의 의장 불신임안 제안설명과 상 의장의 신상발언이 진행됐다. 

이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상 의장은 2022년 8월 24일 국회 연수후 회식 자리에서 동료의원 2명의 신체 일부를 접촉해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대전지방검찰청이 강제추행 및 기소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의장으로서 본인의 의무를 망각하는 등 세종시의회 의원 윤리 강령 및 윤리 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에 의거 현저히 법령을 위배한 바 불신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상 의장도 신상 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집행부 수장과 의회 수장이 소속 정당을 달리하는 전형적인 여소야대의 정치지형으로 중앙 정치와 같은 구도로 곳곳이 지뢰가 됐다”며 “독배인줄 알고 마시면 죽지 않는다며 민주당과 의회를 위해 용기를 내라는 권유에 맡았던 의장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불신임안을 선택한 같은 당이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러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상 의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의회 의장이 당사자가 된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시의회와 세종시민들에게 깊은 송구의 말씀 드린다”며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억울한 면이 적진 않지만 향후 절차에서 소명하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22일 의장 불신임안이 가결됨에 따라 의장과 제2부의장이 공석인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22일 의장 불신임안이 가결됨에 따라 의장과 제2부의장이 공석인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한편 세종시의회는 이번 의장 불신임안 가결로 상당한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특히 민주당은 같은 당 소속인 의장과 의원 간에 성비위 논란으로 초기에 이 사건이 불거졌음에도 별다른 조치없이 ‘다수당의 힘’으로 수수방관했고, 검찰 기소 후에야 뒤늦게 수습하며 심각한 도덕적·윤리적 불감증을 보여줬다. 

상 의장은 신상 발언에서 “세종시가 여소야대의 ‘중앙정치’ 구도로 곳곳이 ‘지뢰’가 됐다”고 발언했는데 지역정치 스스로 중앙정치의 ‘악습’만을 추종하며 지뢰를 자초하지 않는지 우려스럽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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