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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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초대석]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 김홍신’
  • 전영주
  • 승인 2024.01.25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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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양반’하면, 문득 김홍신 작가가 떠오른다. 그는 대한민국의 소설가, 정치인, 시민운동가, 교수, 방송인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이다.

2022년 12월, 충청지역신문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양반이라는 것은 올곧은 정치, 아랫사람을 끌어주고 윗사람을 섬기고, 그러면서 주변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그러다가 그른 일을 보면 절대 굴복하지 않고 바른말을 합니다. 이 정신이 논산의 정신, 충청의 정신, 이어 퍼져나가면서 대한민국의 정신이 됐기 때문에 우리는 전쟁의 참혹한 비극을 겪었음에도 짧은 시간에 세계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고 ‘충청의 양반정신’을 설파했다. 세상 모든 만물이 어지럽게 혼존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양반정신’일 것이다.

어느덧 반야산 기슭의 김홍신 문학관이 코로나 팬데믹도 관통하며 개관한 지 5년이 되었다. 김홍신 작가를 찾아 새해 덕담에서부터 문학관 이야기와 근황을 두루 들어본다.

문학관은 시민여러분의 문화놀이터

 

매달 김홍신문학관 행사에서 뵐 때마다 에너지가 넘치시던데, 작가님만의 건강 비결이 있으신지요? 2024년 갑진년을 맞아 덕담 한 말씀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 저는 카톡릭 신자이지만, 젊은 시절부터 큰 스님들께 선공부하며 108배를 했고, 20여 년 전부터는 법륜스님께 마음공부를 하며 매일 108배를 합니다. 정초에는 딸 아이가 스승님을 따라 봉은사에서 3천배를 합니다. 이 때 저는 집에서 혼자 1080배를 하곤 합니다.

지난 주에도 3시간 여에 걸쳐 1080배를 하며 가족, 나라, 민족, 세상 그리고 저와 인연 맺은 분들을 위해 기도 드렸습니다.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우며, 건강하고 앞날에 좋은 일만 생기시라”는 기도를 드리며 “저를 아껴주신 뜻을 새겨 보답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날마다 향기 그윽하소서!” 제가 시절인연들을 위하여 두 손 모으고 드리는 기도입니다. 제가 세상으로부터 은혜를 많이 받았으니 어찌 정성 기도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평화적이고 따뜻한 통일을 기원하고 인류의 화평과 건강한 지구를 위한 기도도 하게 됩니다.

김홍신문학관이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 김홍신문학관은 문화적으로 다소 척박한 중소도시에서 민 주도로 지역사회 문화 창달에 마중물 역할을 해왔습니다. 올해와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네요.

= 우리 문학관은 2019년 6월 8일 개관을 하였습니다만, 곧 들이닥친 코로나로 인하여 개점휴업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저 산 너머>와 <탄생>이라는 역사적 영화의 산파역 등 일정 역할은 했습니다. 문학관이 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1년 반쯤 되었습니다. 마침 시장님의 성원과 의원님들의 격려, 논산시의 재정지원으로 시민강좌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문화 활동을 펼치면서 시민 여러분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간 거 같습니다.

올해는 문학관의 문을 폭넓게 열고자 합니다. 정기적인 문학교실을 열어 문학관 본분에 충실하면서도 논산의 문화예술에 대한 바람을 파악하여 거기에 부응하려고 합니다. 문학관이 시민여러분의 문화놀이터라 생각하시고, 함께 어울려 주셨으면 합니다. 그간 문학관 자체 활동과는 별개로, 논산 안팎의 문학문화예술 정보가 문학관 SNS를 통하여 쌍방통행되어 왔습니다. 향후 이를 좀더 체계화하여 문학관이 논산과 백제권 문화의 디딤돌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올해 5주년 기념행사는 내실화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젓갈축제 때 원근 각지의 1500여 명과 자리를 함께하며 소통하는 가운데 전국으로 생중계되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올해는 우리 시대의 멘토가 되는 분을 모셔서 인생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북토크나 문학축제를 열면 어떨까 구상중입니다. 물론 여기에 시민 여러분이 흥겨워할 음악과 미술 등 격조 높은 예술 축제 분위기도 곁들이면서요^

최근 문학기행이 또 하나의 트렌드인 거 같습니다. 문학관에 버스가 종종 들어온다고 들었는데, 김홍신문학관은 소금문학관과 함께 논산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되었습니다. 그런데 머무는 시간을 보면, 과히 길지는 않은 거 같더군요.

= 우리의 고민도 바로 지적하신 대로입니다. “좀더 오래 머물면서 문학의 향기를 충분히 향유하다 가시면 금상첨화련만....” 우리 문학관이 건물 위용이나 내부 전시 구조상 생존작가 문학관으로서는 세계적이라는 평가도 듣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차원을 넘어서야 할 때라고 봐요. 외지인들도 그렇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도 어쩌다 찾아오는 곳이 아닌, 생활문화의 중심지가 되면 좋겠어요. 아무 때나 찾아가도 편한 사랑방, 쉼과 힐링을 누리고 싶을 때 “아, 거기!” 하면서 생각나는 공간 말입니다.

마침 문학관은 반야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야(般若)는 깨달음이고 지혜를 뜻하니까 영육의 편안함을 상징합니다. 저는 제 방에서 창문을 열고 뒤란과 뒷산을 볼 때마다 산자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요. 저 숲의 유휴공간에 아들며느리 손자손녀 함께 손잡고 거니는 황토길, 숲속작은도서관, 굴렁쇠 같은 놀이기구가 구비된 실버공원이 조성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지 입영 가족이나 문학기행 오시는 분들이 문학관을 관람하고 오솔길 벤치에서 도시락 먹으며 기타라도 치고 노래 부른다면.... 상상만으로도 그윽한데요, 숲의 솔향이 문학의 향내와 어울어져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명품 산책로와 숲광장으로 입소문날 거 같아요.

작금,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도시소멸과 극한으로 치닫는 양극화 현상입니다. 논산 역시 그 한복판인데요, 따끔하면서도 진정어린 말씀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 인구소멸에 대하여 우려하며 내놓는 대안들이 폭포수 같아요. 그 중 하나, 출산장려금이나 신혼부부 주택 제시 같은 고육지책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근본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대가족 체제로 돌아가자고 외쳐본들 공허한 목소리 같고요, 제가 이 시점에서 따끔한 얘기를 한다고 해서 젊은이들이 쉬 귀 기울일 거 같지도 않네요(웃음). 거창한 얘기는 정책 담당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잘 해나가리라 보고요, 저는 가족애, 이웃사랑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 가족끼리도 밥상 마주 대하기 어렵다고들 하죠? 저는 대가족 공동체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세대간 소통의 장만큼은 어떻게든 확장되었으면 합니다. 좀전 제가 실버공원을 제안했지만, 핵심은 대화공간의 확충입니다. 논산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 오랩니다. 손자손녀가 놀러왔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서 걷고 얘기하며 놀이도 즐길 공간,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참 좋겠어요. 여러 학원과 컴퓨터 게임 등으로 지친 아이들이 숲에서 맘껏 뛰놀고 전통놀이도 이벤트 아닌 생활놀이로 경험한다면, 우리가 얘기하는 외가집 분위기 아닐까요? 논산이 친환경 생태교육에서 앞서가는 곳이라고 입소문난다면 귀농 가족들도 늘어날 거 같아요^

작가님은 논산아리랑 노랫말을 쓰시고 계시는데요, 논산아리랑 의미와 배경에 대하여 잠깐 들려주시지요.

= 학교마다 교가가 있듯, 논산에도 시가(市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관이나 관에서 주도하는 문화는 시민이 느끼기에 약간 경직된 느낌이 있을 수도 있어요. 마침 논산아리랑 작업이 민 주도로 이루어진다니 매우 고무적인 일이네요. 더구나 논산아리랑 작시 작업을 제게 맡겨주시니 반갑기도 하지만 어깨가 무겁습니다. 전국 234개 시군 중에서 논산의 역사와 품격, 선비정신과 풍광과 정신사는 물론이요 논산8경 소개는 기본으로 하면서 논산의 멋과 맛을 골고루 버무려 보고 있습니다. 아직 작시중이니 두루 고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담] 전영주 편집장

법륜스님과 함께 필리핀 반란군 지역 학교 준공식

 

 

저는 12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법륜스님과 국제구호재단 JTS 활동가들과 함께 필리핀을 다녀왔습니다. 민다나오 반란군 지역의 4개 학교(63개째) 준공식과 봉사활동기 위해서였죠. 군인들이 저희들을 지켜주었고 원주민들의 환영과 어린 학생(장애학생 포함)들의 전통춤과 음악에 힘찬 박수 보냈습니다. 마지막 날엔 땅 마를 날 없이 매일 비가 오는, 세계에서 몇 개 남지 않은 국제 보호원시림을 천길 벼랑길 따라 7시간 30분 동안 강행군했습니다.

나무에 사는 산거머리가 우글거리고 두 뼘이나 되는 지네, 맹독의 독사가 주인행세를 하는 곳입니다. 두 개의 지팡이와 등산화와 보호대로 무장했지만 진흙, 이끼천지 길에서 4번이나 나뒹굴어 엉덩이와 무릎, 팔뚝을 다쳤습니다. 원주민이 사는 정글 <알라원>(2006년 1월에 원주민을 위한 학교를 지어준 곳)을 네 번이나 올라가봤지만 나이 탓, 독감 탓, 엿새 동안 잠 못잔 탓을 하며 고난의 행군을 죽을 맛으로 했습니다. 그래도 짐승처럼 살지 않고 사람처럼 산다는 생각에 살맛이 났습니다. 인생, 쉬운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 깊은 밤에 하늘은 온통 빈자리 하나 없는 별의 대향연이 펼쳐졌습니다. 고통을 잊는 참 좋은 방법으로 저와 시절인연 맺은 귀한 분들을 위한 기도를 했습니다.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우며 건강하시라”는 기도를 어김없이 하겠습니다. 늘 웃는 나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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